전통주만들기

[스크랩] 생막걸리 빚기, 2시간이면 충분해

최흔용 2014. 1. 28. 10:20
출처 : 한국 네티즌본부
글쓴이 : 최 신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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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막걸리 빚기, 2시간이면 충분해 .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고두밥 짓기부터 지게미 거르기까지 김아리 기자가 도전한 ‘막걸리 빚기’

 

» 생막걸리 빚기, 2시간이면 충분해
어렸을 적 할머니나 어머니가 집에서 빚던 모과주·더덕주·인삼주 등은 법적으로 금지된 ‘밀주’였다. 원래 집집마다 필요한 술은 직접 빚어서 먹던 한국의 ‘가양주’ 문화가 급속도로 사라진 건 일제가 세원을 확보하기 위해 집에서 술을 빚는 걸 금지하고 모든 술에 세금을 매기는 주세법을 만들면서부터다. 해방이 되고 정권이 여러차례 바뀌면서도 그 주세법을 그대로 둔 탓에 5공화국까지도 집에서 사과주·배주를 만들어 마시면 처벌 대상이 됐다.
 
 1990년대 들어서 주세법을 완화하면서 민간에서도 가양주를 합법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전수해주던 가양주의 명맥이 끊긴 지 100년 된 터라, 법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집에서 술을 빚지는 않았다. 일부 전통주 전문가들만이 우리 술을 복원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일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이 가양주 문화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1974년도 국내 술시장의 80%가 막걸리였다. 10년 뒤인 1985년에 막걸리 비중이 50%로 줄더니 2002년엔 5%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더니 지난해 9%로 되살아나 올해 1분기엔 12%로까지 세를 확장했다. 술집에서만 인기 있는 게 아니다. 막걸리를 배우는 곳에도 인파가 북적거린다. ‘막걸리학교’는 대기자가 수강생보다 줄이 길다. 수강 경쟁이 치열해서 40석을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이틀에서 7분으로 당겨지더니 최근에는 5분 만에 마감됐다고 한다.

 

일본·미국·중동에서까지 학생들이 몰려온다. 국순당에서도 오는 9월부터 교육기관 ‘우리술아름터’를 세워 막걸리 등 우리 술 강좌를 운영할 예정이다. 강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기자가 먼저 찾아가 강의도 듣고 막걸리를 빚는 것도 배워보았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말처럼, 신기하게도 강의를 듣고 나니, 막걸리 맛이 다르게 느껴졌다. 이건 개량누룩이군, 이건 전통누룩이군, 이건 쌀막걸리, 이건 밀막걸리군, 어렴풋하게나마 구분이 됐다. 2시간만 투자하면 할 수 있는 막걸리 빚는 법을 알아본다.

» 1. 고두밥 짓기 2. 식힌 밥에 효모와 누룩 더하기 3. 물을 더해 다 섞기 4. 보관할 용기에 옮겨담기 5. 천을 씌워서 보관하기 6. 매일 국자로 저어주기 7. 체에 거르기

첫날 | 준비물을 확보한다.

● 재료 : 쌀 1.5㎏ 물 1.8L, 누룩 2%(쌀 분량 기준), 효모 약 1% ● 담금용품 : 술항아리 또는 투명 플라스틱 용기, 찜솥, 증자포, 커다란 대야

 

먼저 쌀을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뺀 뒤 고두밥을 짓는다. 찜통에 증자포를 깔고 물기를 뺀 쌀을 올려 증기로 짓는다. 대략 40~50분 정도 찌고 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고두밥이 완성되면 상온으로 식힌다. 식히지 않은 밥에 누룩과 효모를 넣으면 다 파괴되기 때문이다.

 

커다란 대야에 식힌 밥을 넣고 누룩과 효모, 물을 넣고 손으로 잘 섞어준다. 이때 손은 비누로 씻지 말고 물로만 씻어야 한다. 비누에 의해 누룩과 효모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밥알이 으깨지지 않게 부드럽게 섞어줘야 한다.

 

여기서 누룩과 효모를 넣는 이유를 알아보자. 막걸리는 알코올 발효 음료다. 알코올 발효란, 효모에 의해 당류가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알코올이 생성되는 것을 뜻한다. 포도와 같이 단맛이 나는 것은 ‘효모’만 있으면 바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된다.

 

하지만 쌀이나 보리, 옥수수, 밀과 같은 곡류는 전분을 당으로 분해해야만 효모가 알코올 발효를 진행할 수 있다. 곡류에서 전분을 당으로 분해해주는 역할을 하는 게 ‘누룩’의 주요한 구실 중 하나이다. ‘누룩’이란 효소를 가진 곰팡이를 곡류에 자연적 혹은 인위적으로 번식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누룩은 어떻게 만들까? 과거엔 누룩을 만들어 썼지만 지금은 온라인에서 쉽게 사서 쓸 수가 있다. 누룩을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밀을 씻어서 분쇄한 뒤 틀에 넣고 사각형이나 동그란 모양으로 성형하여 빚는다.

 

이를 짚이나 쑥 등에 15~30일 정도 두고 갈아쌓기(온도가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위치를 바꿔주는 것) 하여 발효시킨다. 발효가 다 되어 누룩이 완성되면 분쇄해 햇볕에 하루 정도 쬔 후 사용하는데, 누룩을 만드는 방법은 온도, 환경 등 주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초보자라면 누룩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개량누룩을 사는 게 좋다. 가격은 1㎏에 4500원 정도다. 효모도 20g에 1500원에 살 수 있다. 누룩을 구입하면 담그는 방법 및 넣는 분량도 적혀 있기 때문에 참고하면 된다.

 

약 10분 정도 두루 잘 섞어준 뒤 술 항아리에 옮겨 담는다. 이때 주의할 점은, 술은 미생물로 발효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아리가 깨끗히 세척돼 있어야 한다. 옹기 항아리의 경우 숨을 쉬는 살아있는 용기이기 때문에 미세한 입자 사이에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어 사용 전에 연기 소독 혹은 증기 소독 등을 해야 한다. 이게 성가시게 느껴진다면 그냥 플라스틱 용기에 보관한다.

 

플라스틱 용기는 그냥 물로만 씻어주면 된다. 역시 세제 사용은 금물. 막걸리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육안으로 보기 편하게 투명한 용기면 더 좋겠다. 그런 뒤에 천으로 덮어줘 공기가 드나들게 해준다. 여기까지만 하면 사실 막걸리 만들기의 90%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요시간은 넉넉잡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적당한 장소를 잡아 막걸리통을 보관한다. 온도는 25도 안팎이고 그늘지고 서늘한 곳이어야 한다.

발효 2일째 | 밥알들이 물을 다 흡수해 빵빵하게 부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일 한번씩 1~2분 정도 저어줘야 한다. 효모의 생육을 위해 적당한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냄새가 시큼털털하게 올라오는데 벌써 막걸리가 만들어진 양 기분이 좋아진다. 강사가 시키는 대로 칭찬도 해주고 음악도 들려준다. 우리 술은 정성을 먹고 자라는 술이기 때문이다.

 

발효 3일째 | 빵빵하게 부풀었던 밥알들이 확 쪼그라들면서 국물이 흥건하게 만들어졌다. 시큼한 냄새도 온 집 안으로 번졌다. 벌써 막걸리가 다 만들어졌나 싶어서 맛을 보니 아직 밍밍한 맛이다.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면서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용기를 만져보면 뜨끈뜨끈하다.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28도가 넘어가는 듯하면 세숫대야에 찬물을 담고 여기에 막걸리통을 두어 온도를 살짝 낮춰준다.

 

발효 4일~9일째 | 갈수록 밥알들은 더 작아지고 국물이 풍성해진다. 매일 국자로 한번씩 저어주면 된다.

발효 10일째 | 술과 지게미로 층이 분리된다. 술이 다 됐는지 파악하는 방법은 세가지다. 첫째는 육안으로 층이 분리된 것을 보고 알 수 있다.

 

둘째는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가 없어야 한다. 즉 이산화탄소 생성이 멈췄다는 것인데, 그러면 효모가 알코올 생성을 완료시켰다는 것이다. 셋째는 라이터를 켜서 불이 안 꺼지면 되는 것이다. 불이 꺼진다는 것은,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번째 방법은 위험할 수도 있으니 초보자에게 권하는 방법은 아니다.

 

이제 체에다가 거르면 막걸리가 완성된다. 이때 포인트는 이 술을 믹서기에 간 뒤에 체에 거르면 더 맛있는 막걸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믹서기로 갈게 되면 촉감도 부드러워지고 맛도 더 풍부해진다.

 

걸러 얻어진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16도 정도다. 도수가 높은 술을 좋아한다면 그대로 마시면 된다. 만약 시판되는 6도 정도의 막걸리를 원한다면 물을 타고, 여기에 단맛이 더해지길 원한다면 설탕이나 올리고당 또는 꿀 등을 타서 마시면 된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15일 정도 두고 먹을 수 있다. 더 오랫동안 보관해서 먹고 싶을 경우, 한 잔 분량씩 냉동고에 얼려서 원할 때마다 실온에서 해동해서 먹으면 6개월까지 시원한 나만의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글 김아리 기자 ari@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도움말 국순당 부설연구소 선임연구원 권희숙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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