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이해

[스크랩] [한국 회화] 윤두서의 자화상

최흔용 2009. 4. 30. 16:31

 

 
[한국 회화] 윤두서의 자화상

해설: 문 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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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눈초리로 여러분을 응시하고 있는 공재 윤두서 (1668∼1715)는 숙종 연간에 활약한 선비화가로 조선중기에 서 조선후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새로운 회화관과 새로운 화법에 입각한 새로운 경향의 그림을 제시한 사실주의 회화 의 선구자였다.

조선후기는 금강산도로 유명한 정선의진경산수, 김홍도로 대표되는 풍속화가 화단을 휩쓸게 되는 시기였다. 오늘날 웬만한 사람들은 정선이나 김홍도의 이름은 기억 할지 몰라도 그들의 선구자라 할수 있는 윤두서는 거의 기억 하지못한다.

여기서는 그의 다양한 회화 세계를 모두 살펴보기보다 자 화상을 중심으로 그에게 보이는 사실주의 정신을 그의 삶과 학문과 더불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화가로서의 윤두서이지만 그는 그 뿐만 아니라 원대한 인간적 크기를 갖고 살아간 당 대의 지식인이었으며 학자이고 사상가이면서 또한 예술가였 다.

우선 그의 집안만 살펴보더라도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대 가로손꼽히는, 고등학교 교과서에도실려 있는 "지국총 지국 총"의 어부가를 쓴 윤선도가 그의 증조부이며, 실학의 집대 성자로 잘 알려진 다산 정약용이 그의 외증손이 된다.

또한 그의 첫째 부인은 [지봉유설]을 쓴 이수광의 증손녀 이며 그와 단짝을 이룬 벗은성호 이익이었다.이들 모두가 훗날 실학이라고 부르는 학문적사상적 경향의 한복판에 있었던양반들 이었다. 이 점이 바로 윤두서의 삶과 학문 뿐만 아니라 그의 예술을 이해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배경을 이루는 것이다.

윤두서의 관심은 다방면에 걸쳐져 있었다. 유학 뿐만 아니라 천문, 지리, 점술, 측량, 병법 등 다방면에 걸친 그의 학문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 유래된 것은 아니었다.

바로 당시 태동하고 있던 실학이란 학문이 갖는, 몸으로 체득하고 일로 증명하는 "실득(實得)"의 측면에서 그러한것 들을 추구하였던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실사구시(實事 求是)의 입적인 화풍과도 연관된다.

조선시대에 극심하였던 당쟁 속에서 실세를 잃고 몰락해 버 린 남인에 속했던 그는 일찍이 정치적 출세와는 담을 쌓아야 했다. 이러한 정치적 출세의 좌절과 더불어 그의 나이 22세 때 부인의 죽음으로부터 연이은 친척들의 초상 속에서 불운한 30대를 보내야만 하였다.

이러한 배경이 어쩌면 그로 하여금 여러 방면의 학문에 관 심을 돌리게 하고 그림을 천시 하던 그 시대에 그것에 열중하 여 새로운 화풍을 가져오게 한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삶을 살아온 그의 자화상에 담겨 있는 내면세계는 무엇일까? 조선시대를 통해 전무후무한, 박진감과 극도의 사실성이 담겨져있는 이 자화상의 구도를 분석해보면서 그의 참된 인간상에 접근해보자.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자화 상을 처음 대하고서 그 구도의 특이함에 놀라게 된다. 이 자화상은 머리와 그 위에 쓴 건 이외에 모두를 생략한 반면 극도의 사실성으로 털 오라기 하나라도 빠뜨림 없이 그려낸 동시에 초상의 표현상 어 렵다는 정면관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구도는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외국의 예에서 도 찾아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윤두서가 자화상에 신체의 여러 부분을 생략한 의도는 그것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 을 것이다. 즉 장식적인 요소는 모두 벗어버리고 적나라한 자신의 진실된 모습에 접근하고자 함일것이다.

또한 생략과 동시에 엄정한 좌우대칭을 통한 균형 속에서 이 그림은 단순성을 최대한으로 제고시키고 있는데 이러한 극도의 구도적 단순성은 스포트라이트와같은 효과를 주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시선을 안면에 집중시키도록 하고 그 안면 에 표현된 윤두서의 강렬한 내면적 정신 세계가 다시금 시선 을 통해 보는 이에게 전달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그는 중후한용모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적당히 살이 오른 얼굴, 볼륨 있는 코, 꽉 다문 두툼한 입술, 남성적이며 근엄한 수염 등 이 자화상에는 그 용모의 중후함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중후함은 구 도를 통해서 더욱 증가된다.

만약 얼굴을 화면의 중앙에 설정하였다면 사방에서 끌어당 기는 힘에 의하여 그 무게는 감소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면을 화면의 윗부분에 걸어놓은 듯이 설정함으로써 그림의 무게감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또한 이를 통하여 그의 중후한 성품을 그대로 전달 시키고 있다.

이 자화상은 엄격한 정면 관을 취하고 있는데 정면관의 경 우 안면묘사의 평면성이 제기된다. 윤두서는 이러한 문제를 눈과 코, 볼 주변에 음영을 가함으로써 볼륨감을 얻어내어 해결하고 있다. 또한 좌우대칭의 구도에서 오는 단순함을 구불구불한 수염의 역동적 표현을 통하여 화면 전체에 운동감을 가져옴으로써 극복하고있다.

: 이 자화상에 드러난 특이한 구도를 통해 학문과 삶을 일치 시키고자 그 자신에게 다그쳤을 철저한 엄격성과 불운한 가 운데서도 자신의 삶을 꼿꼿하게 지켜나간 선비의 옹골찬 지 조를 느껴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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