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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벚꽃은 흔한데, 무궁화는 왜...

최흔용 2009. 7. 2. 18:44

2007년 7월 6일 (금) 14:03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임재만 기자]

그 옛날,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닐 때 만해도 학교마다 무궁화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화단에 몇 그루씩 심어져 있는 무궁화 나무에는 무척이나 많은 꽃들이 송이송이 피어나 활짝 웃곤 하였다. 특히 무궁화 꽃은 피었다 지고 또 피었다 지기를 반복하며 한 나무에서 오랫동안 꽃을 피웠던 기억이 난다.

그뿐만 아니라 동네를 지나다 보면 밭 가장자리나 집 둘레에 울타리처럼 심어져 있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무궁화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못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정말 무궁화 나무가 흔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 귀하디 귀한 꽃,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007 임재만


▲ 소담스럽게 핀 무궁화 꽃의 아름다움.
ⓒ2007 임재만


길을 다니다 보면 어느 학교는 담장을 아예 무궁화 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그 학교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무궁화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사실 무궁화를 빽빽하게 심어 놓으면 훌륭한 울타리가 되고도 남는다. 적당한 키에 줄지어 늘어선 무궁화는 푸름을 자랑하며 꼿꼿이 서서 높은 기상을 과시하기도 한다.

거기다 커다란 꽃이 함박웃음을 머금은 듯한 모습을 볼 때면 왠지 고급스럽고 든든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꽃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되어 주는 꽃, 무궁화는 이제 시골에서조차 쉽게 찾아 볼 수가 없다.

▲ 꽃과 봉오리가 어울린 무궁화의 모습
ⓒ2007 임재만


며칠 전 길을 가다가 우연히 무궁화 꽃을 만났다.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길게 늘어선 무궁화 나무 중 유독 한 나무에서만 꽃이 만발하였다. 다른 나무들도 꽃을 피우기 위한 봉오리를 만들어 놓고 꽃봉오리를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다. 곧 꽃을 피울 기세다.

▲ 고귀하면서도 뭔가 기품있어 보이는 무궁화 꽃
ⓒ2007 임재만


무궁화에 대하여 자료를 검색하여 알아보았다.

무궁화는 새벽에 꽃이 피었다가 오후에는 오므라들기 시작하고 해질 무렵에는 꽃이 떨어진다고 한다. 보통 작은 나무는 하루에 20여 송이, 큰 나무는 50여 송이의 꽃이 피므로, 꽃피는 기간이 100여 일임을 감안하면, 한 해에 2000~5000여 송이의 꽃이 피게 되고, 또한 매일 새로운 꽃이 연속적으로 피는 무궁화 특유의 개화습성을 지니고 있다.

겨울이나 이른 봄에도 온도 30℃ 안팎으로 16시간 정도 빛을 쬐면 2주일 후부터는 꽃봉오리가 생겨 꽃을 피울 수 있다. 또한 번식은 주로 꺾꽂이와 접붙이기 등의 영양번식에 의하여 한다. 꺾꽂이는 봄과 장마철은 물론 한여름에도 모판의 해가림과 보습(保濕)에 유의하면 70% 이상 활착시킬 수 있다.

심는 시기는 봄이 가장 좋고 장마철도 가능하나 가을에 심는 것은 좋지 않다. 물기가 많은 땅을 좋아하고 비료는 거의 주지 않지만 봄철에 주는 퇴비는 생육을 왕성하게 한다. 또한 조경가치가 있어 무궁화를 가지고 수벽(樹壁)을 쳐 울타리를 만들기도 한다. 식용·관상용·공업용·약용으로도 쓰인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흰 꽃은 민간에서 그늘에 말려서 찹쌀과 함께 달여서 지사제(止瀉劑)로 쓰기도 한다. 열매는 조천자(朝天子)라 하여 한방에서 이뇨·해혈·지혈·지사(止瀉)·위장염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약으로 쓰며, 차(茶)로도 만들어 먹는다.

특히 무궁화차에는 말산·타르타르산·시트르산 등이 함유되어 있어 상쾌한 신맛이 있으며, 두통·해열에 효과가 있다. 한편 200여 종의 재배품종이 있는데, 배달·화랑·아사달·새아침 등 최근에 화려한 품종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무궁화는 다른 꽃나무 류에 비하여 병이 거의 없는 편이나 생육 초기에 진딧물이 많이 끼기 때문에 심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 피고 지고 또 피고.....무궁화의 꽃말은 일편단심이랍니다.
ⓒ2007 임재만


무궁화의 꽃말은 미묘한 아름다움, 일편단심이라고 알려져 있다.

오랜만에 무궁화 꽃을 만나고 보니 반가움이 앞선다. 학교 다닐 때 화단에서 보았던 생각도 나고 어릴 때 친구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떻게 해서 이런 놀이가 생겨났는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학생들에게 무궁화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이런 놀이가 개발되고 전파되었는지도 모르겠다.

▲ 우리나라 꽃 무궁화를 사진에 담는 기쁨이 큽니다.
ⓒ2007 임재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란 놀이는 술래인 한 사람이 눈을 가리고 나무에 기대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외치는 동안 다른 친구들이 술래가 있는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는 놀이이다.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멈추고 뒤돌아보았을 때 움직이는 사람은 술래에게 들키고 만다.

그리고는 놀이를 다시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움직이다 술래에게 들킨 사람이 술래가 되는 놀이다. 술래가 눈을 가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계속 했는데 참가자중 아무도 들키지 않고 술래에게 다가가 터치를 했다면 술래를 했던 사람이 다시 또 술래가 되는 놀이다.

▲ 길가에 가로수 처럼 늘어선 무궁화
ⓒ2007 임재만


길에서 만난 무궁화 꽃이 어린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 속으로 잠시 빠져들게 한다. 이 또한 사진을 찍으며 주변이나 기타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벚꽃은 어디 가나 지천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는 정말 귀하디 귀한 꽃이 되었다. 물론 어느 꽃이건 간에 필요에 의해 심어지기 마련이지만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도 벚꽃만큼이나 흔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나 존재하는 꽃이 되는 건 아닌지. 자라나는 아이들은 무궁화 꽃이 우리나라 꽃인지조차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노파심인지도 모르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길가 도로변이나 공원에서 단 한 그루가 심어져 외롭게 서 있을지라도, 무궁화 꽃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임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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