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謙齋 鄭敾
1676 - 1759
낙산사 (洛山寺)
해안 높은 곳, 가운데 낙가봉(洛迦峰) 있다.
대성(大聖)이 계시든 말든, 보문(普門)이 닫치든 말든.
명주(明珠)는 바라지 않되, 파랑새 내가 만났다.
다만 바라노니 큰 파도 위에서, 달덩이 같은 모습 직접 뵙기를.
: 유자량(庾資諒), 고려 명종 때
장안연우 (長安烟雨, 서울 장안의 안개비)
봄을 재촉하는 이슬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서울 장안을 육상궁 뒷산쯤의 북안산 서쪽 기슭에 올라가 내려다본 정경이다.
연무(煙霧)가 낮게 드리워 산 위에서는 먼 경치가 모두 보이는 그널 날이었던 모양으로, 남산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멀리는 관악산, 우면산, 청계산 등의 연봉들이 아련히 이어진다. 겸재가 전반의 생애를 보냈던 북안산 서쪽 산자락과 후반새을 살고 간 인왕산 동쪽 산자락이 마주치며 이루어 놓은 장동(壯洞) 일대의 빼어난 경관을 눈앞에 깔면서 나머지 부분들은 연하(煙霞)에 잠기게 하여 시계 밖으로 밀어냄으로써 꿈속의 도시인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 저울 장안의 진경(眞景)이다.
: 최완수 崔完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
인곡유거 (仁谷幽居, 인왕산 골짜기의 그윽한 집)
활짝 열려 방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툇마루의 지게문 곁에는 띠살문으로 된 평범한 방문이 보이고 그 앞으로는 삿자리 모양으로 엮어진 울바자가 보인다. 이엉을 얹은 토암이 둘러쳐져 후원을 만드는데 초가지붕의 일각문(一閣門)이 기분 좋게 표현되고 그 안에는 큰 버드나무와 오동나무 등 기타 잡수들이 서 있으며 버드나무 위로는 포도인지 머루인지 모를 덩굴이 기품 있는 잎새들을 달고 감아 올랐다.
이런 조촐한 생활 분위기를 꾸며갈 수 있는 개결한 선비였기에 겸재는 조선 문화 절정기에 그 꽃으로 피어났던 진경산수화풍을 창안하고 완성시켜 나가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최완수 崔完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
독서여가 (讀書餘暇, 글 읽다 남은 겨를)
압구정 (狎鷗亭)
박생연 (朴生淵)
여산초당 (廬山草堂, 여산의 초당)
[국민일보 쿠키뉴스] 간송미술관 ‘겸재 서거 250주년 겸재화파’ 전시회
2009.05.17 18:02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921289591&cp=nv
진경산수화, 그 속엔 겸재의 ‘세월’ 녹아있네
"겸재 노인은 산수를 잘 그리는데 나이 80여 세에 필법이 더욱 신묘해졌다. 노인의 이름이 세상에 소문난 것이 오륙십년이라서 그림을 거의 집집마다 수장하고 있는데, 중국 사람으로 우리 지경에 들어온 이들은 산천을 보고 이르기를 비로소 정필(鄭筆·정선의 필법)의 신묘함을 알겠다 한다고 한다."(박준원)
"임금(영조)께서도 또한 공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으시고 그 호(號)로 부르시니, 위로 재상으로부터 아래로 가마꾼에 이르기까지 공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었으며, 작은 그림 한 폭을 얻어도 큰 옥을 얻은 듯 집안에 전해 줄 보배로 삼으려 하였다."(조영석)
뒷날 순조의 외조부가 되는 박준원(1739∼1807)과, 삼재(三齋) 중 한 명인 조영석(1686∼1761)이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의 산수화를 흠모하며 썼던 글이다. 훗날의 추앙이나 재발견이 아니라, 동시대에 이미 겸재 그림이 사대부와 민중으로부터 얼마나 사랑받고 널리 인정받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고유의 화법으로 그려낸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가 올해로 타계 250주년을 맞았다. 이에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겸재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화파' 전을 31일까지 개최한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만 전시회를 갖는 이 미술관의 올해 춘계전이다. 겸재 작품 70여 점을 비롯해 그의 화풍을 계승한 신윤복 김득신 김홍도 강희안 심사정 등의 작품까지 총 110여 점으로 꾸며졌다. 겸재 그림이 조선후기 문화의 우수성을 증명해 줄 결정적인 문화유산이란 사실을 간파했던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생전에 심혈을 기울여 수집한 소장품들이다.
'금강내산' '청풍계' '만폭동' 등 대표작과 기준작을 집대성하다시피 한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시기에 따라 겸재의 화풍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가령 72세 때 금강산을 그린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은 필법이 부드럽고 세련되면서도 화면 구성은 과감한 생략과 함축이 많아 추상적인 경향을 띤다. 반면 초기작들은 방금 벼려낸 새 칼처럼 날카롭고 엄정한 화면 속에 실경을 정밀하게 담아 대조를 보인다. 이 같은 작품 세계의 변화 또는 진화는 이번 전시에 나온 세 점의 '총석정'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1971년 가을 제1회 전시회 이래 이번까지 7번째 겸재 전 또는 진경산수화 전을 개최했을 정도로 겸재 컬렉션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겸재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최완수(67)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겸재는 우리나라 회화 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대화가로 화성(畵聖)의 칭호를 올려야 마땅한 인물"이라고 단언했다. 전시기간 중 무휴. 입장료 없음(02-762-0442).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미-----루] '대겸재전(大謙齋展)', 선비를 닮은 진경산수 http://cafe.daum.net/adelle/39iY/53
> 2004년 5월 간송미술관 대겸재전을 다녀와서 미루님이 쓴 글입니다. 글이 참 좋아요 :)
[우미갈_전시리뷰] 게시판에 올려두고, 이 곳에도 링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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