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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꿀벌은 우리 인간의 지표?

최흔용 2009. 7. 27. 18:26

테크노 리더스 다이제스트(TLD)

미국 국립보건원 인간게놈연구소(NHGRI), 농무부 등이 공동으로 꿀벌게놈을 연구한 결과, 꿀벌은 대략 2억6천만 개에 달하는 DNA 염기쌍들을 갖고 있으며, 꿀벌게놈이 지금까지 분석된 어떤 곤충보다도 인간 게놈에 더 유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꿀벌의 사회적 행동에 대한 연구는 유전자가 뇌와 중추신경계의 발달을 통해 행동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중요한 모델로서, 우울증이나 알쯔하이머와 같은 뇌질환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꿀벌게놈은 면역과 노화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도 알려 줄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을 비롯한 다른 종들과 꿀벌게놈을 비교할 수 있게 되어 수천만 년 동안 진화한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들을 심도깊게 탐구할 수 있다. 게놈 분석은 유전자들이 어떻게 건강에 기여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잘못 되어 질병에 걸리는지와 같은 물음에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꿀벌은 사회적 행동의 유전적 기반 및 진화를 연구하는데 적합한 생물이다. 꿀벌의 유전자 재조합율은 모든 생물들 중에서 가장 높고, 파리나 인간에 비해 무려 10배나 더 높다. 이렇게 높은 재조합율을 이용해 꿀벌의 행동을 게놈 지역들로 정확하게 지도화했다.

연구진은 먹이 구하기 행동이 전혀 다른, 화분(花粉)을 선호하는 계통의 벌과 화밀*을 선호하는 계통의 벌을 육종한 후, 이들의 혼성체들을 교배하여 탄생한 행동이 각각 다른 후손들에게서 나타나는 유전적인 변이를 관찰하여 그 행동을 규정하는 게놈 구역을 규명했다.

꿀벌게놈의 사회적 행동의 특징을 나타내는 유전자는 신규 유전자가 아닌 독립생활을 하던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먹이를 구하는 행동은 꿀벌 개체군들에서 발달한 복잡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한 특징이지만, 화밀 보다는 화분을 선호하는 경향은 꿀벌 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생리, 행동 그리고 수명의 복잡한 시스템과 관련되어 있다. 일벌에게 화분이나 화밀을 선호하게 하는 유전적인 변이를 밝히는 것은 꿀벌 사회의 사회적 구조와 사회적 진화 및 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 화밀(花蜜)
- 꽃의 꿀샘에서 분비하는 꿀. ≒ 꽃꿀.

인간 게놈은 30억 개의 염기쌍들이 있는 반면 꿀벌게놈은 인간 게놈의 9%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 게놈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1만 개 정도의 많은 유전자들을 함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곤충류에서 말라리아모기(Anopheles gambiae)의 게놈이 2002년에 완료되었고, 유전학 연구의 모델 생물로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 게놈이 2000년에 완성되었다. 꿀벌은 초파리나 모기보다 더 느리게 진화했고, 10,157 개의 유전자들을 갖고 있다고 밝혀졌으나 이 수치는 다른 곤충들에 대한 게놈 분석이 진행되면서 증가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꿀벌게놈 분석의 성과
① 꿀벌게놈에게는 나타나지만 모기게놈에서는 볼 수 없는 로얄제리 단백질군과 관련된 9종의 유전자들이 밝혀졌는데, 이들 유전자들은 진화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② 모든 생물들의 게놈들은 게놈 주변을 이동하는 조그만 DNA 서열들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비슷한 형태의 트랜스포존**들을 갖고 있지만, 꿀벌 게놈에 있어서는 트랜스포존들이 더 적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해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는 꿀벌과 보다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곤충들의 게놈을 밝힐 필요가 있다.

** 트랜스포존(transposon)
-움직이는 유전자로 세균의 염색체상의 어떤 위치에서 임의의 다른 위치로 자유로이 이동하는 DNA 단위.

③ 꿀벌은 발육 과정에서 다른 곤충들과 비슷한 유전자들을 공유하지만 이들 유전자들이 성 결정, 뇌 기능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은 큰 차이를 보인다.

④ 꿀벌은 아프리카에서 출현하였으며, 적어도 2번의 이동을 거쳐 유럽으로 확산했다. 아메리카대륙에는 서유럽과 북유럽 아종들이 1622년 초에 도입되었고, 1956년에 아프리카 살인벌이 벌꿀 생산증대를 목적으로 브라질에 도입되었는데, 아프리카 꿀벌의 후손들이 북쪽과 남쪽으로 확산해서 기존에 도입되었던 유럽 꿀벌들과 교미해서 이들을 대체하였다.

⑤ 대다수 생물들의 경우 높은 수명의 손실을 담보로 높은 생식력을 얻는데, 보통이 과정은 인슐린과 같은 성장 요인 유전자로 조절된다. 그런데 꿀벌의 여왕벌은 수명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높은 생식력을 달성할 수 있다. 꿀벌의 경우 어떤 생물학적 변형을 거쳤는지를 밝혀 내게 되면, 인간의 생식과 노화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통찰력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⑥ 꿀벌은 초파리나 모기와 비교했을 때 맛과 관련한 유전자는 적게 갖고 있지만 냄새와 관련된 더 많은 유전자들을 갖고 있다. 냄새 수용체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은 페로몬과 동료 인지 능력 및 동료들에게 먹이의 위치를 알려주는 등의 벌통 내외의 사회적인 통신능력을 포함한 꿀벌의 놀라운 후각 능력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⑦ 봉군(封君)의 필요에 따라 일벌을 생산하는 벌 세계에서의 일종의 사회의 압력, 즉 사회성 단서들에 관한 실마리도 밝혀졌다. 꿀벌 뇌에 존재하는 수천개의 유전자 작동 메커니즘 및 유전자 변화를 조사한 결과, 초파리 신경계 발육에 관여된 주요 조절자가 꿀벌 성충 행동 기능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꿀벌게놈은 생물 일주기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비롯하여, 유전자들의 활성·비활성과 관련된 생물학적 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경우, 곤충보다 척추동물과 훨씬 더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꿀벌게놈 분석은 다른 생물들의 게놈과 비교할 수 있는 자원 생물의 확보 측면 이외에도 꿀벌 자체가 가지는 화분매개 생물로서의 중요성, 면역, 알레르기반응, 항생제 내성, 발육, 정신건강,수명, X-염색체 관련 질환들과 관련된 인간의 건강 문제, 사회적 본능과 행동 특성들을 연구하는 모델 생물로서도 중요하다. 따라서 꿀벌게놈의 성공적인 완료는 향후 이와 같은 다양한 연구 분야들에서 보다 심도깊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는데 가장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출처 : 제1기 양양군 체험관광대학
글쓴이 : 김영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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