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이해

[스크랩] 민속화속의 동물들

최흔용 2010. 4. 5. 12:37




궁궐 앞에 해태를 세우는 이유

◐ 해태는 사자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머리에 뿔이 하나 있다.
중국 문헌에 동북 변방에 살고 있다고 했으니 한반도의 조상들이 숭배했던
상상의 동물일 수 있을 것이다.
정의를 수호하는 동물 혹은 불귀신을 막는다 하여
궁궐 같은 목조건물 앞에 세우기도 했다.

금계가 울어 귀신을 쫓는구나 邪金鷄圖

◐ 조류숭배사상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닭은 새벽에 홰를 치면서 울어
해가 빨리 뜨도록 재촉하고, 어둠의 존재인 귀신들을 쫓아낸다고 믿어졌다.
해는 양의 존재로서 귀신을 쫓아내므로 닭 혹은 새와 동격으로 생각되었다.

귀신을 찢어발기는 매

◐ 매는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먹이를 찢어발기는 위력으로
귀신을 물리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산해경에는 호랑이 신인 서왕모에게 삼청조가 먹이를 날라주었다 했다.
조류숭배사상은 태양사상이기도 했다.

소나무아래 호랑이와 표범 松下虎豹圖

◐ 여러 마리 줄백이 호랑이와 점박이 표범 그림은 호렵도와 함께
무관들이 용맹을 뽐내기 위해 장식했던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인은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표범은 죽어 가죽을 남긴다’했다.
한국인은 표범을 민족정기인 호랑이로 바꾼다.

소나무아래 호랑이 松下猛虎圖

◐ 삿된 것을 물리치는 소나무 아래 으스스한 호랑이가 으르렁거린다.
호랑이는 단군신화에서 곰과 함께 굴속에서 기(忌)하다가 튀어나갔다.
어디로 갔을까. 산해경의 호랑이신인 곤륜산 서왕모, 상제의 궁궐을 지키는
호랑이신 하후개 등의 연장선상에서 벽사와 연결된 것으로 믿어진다.

귀신 잡는 개
◐ 개 눈에는 귀신이 보인다거나 개가 귀신을 쫓는다는 속신은 개가 태양의 상징이기 때문에 생겨났다. 옛 한국어에 개는 해와 같은 발음이었다. 해는 대표적인 양의 표상이요, 귀신은 음의 존재이기 때문에 밝은 곳에서는 귀신이 무력해지며, 개가 귀신을 쫓는다는 믿음으로 발전했다. 달토끼, 달호랑이와 달두꺼비 月兎搗臼圖(日月靈獸圖 부분)

◐ 장군 예가 서왕모로부터 받은 2인분의 불사약을 그의 부인인 항아가 먹고 친정인
하늘나라로 날아가다가 잠시 달에 머물어 두꺼비가 된다. 호랑이신 서왕모는
달호랑이에서 달토끼로 와전되어 불사약을 찧는 달토끼가 만들어진다.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이네요 (쌍토무봉도) 雙兎舞鳳圖

◐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필적에... ’의 옛날은 담배가 수입된 17세기가
아니라 정월에 책봉된 호랑이에게 2월 토끼가 존경의 장죽을 올리던
1년 10달의 태양력시절이다. 이후 한국인의 조상인 동이의 장군 예가
요임금의 부탁을 받고 1년 12달인 태음력으로 역법을 개량한다. 봉황은
요임금의 태평성대에 나타났다는 신조이다

오동나무에 앉은 봉황 梧桐鳳凰圖

◐ 봉황은 천길을 날고, 배가 고파도 좁쌀을 쪼아먹지 않는다. 오동나무에
앉으며 대나무 열매만을 먹고, 예천의 물을 마신다. 꿩의 머리, 원앙의 몸,
학의 다리에 앵무의 부리를 가진 새로 그려진다.

봉황을 보렸더니 朝陽鳳凰圖

◐ 봉황은 옛 한국의 별명인 동방군자지국에서 탄생, 동이족인 순임금 때
나타났으니 한국의 새라 할만하다. 이슬을 떨치며 뭇새를 이끌고 하늘산인
곤륜을 지나 태양의 구멍인 단혈에서 잔다 하여 태양새라 부른다.
아침의 태양(朝陽)과 함께 그려질 때는 임금이 계신 조정(朝廷)으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있다.

사조황룡도

◐ 용의 발톱이라는 것이 있다. 상상 속의 동물이 무슨 발톱이 있을까마는
중국의 황제들의 상징이 되면서 위계가 정해졌다. 그래서 황제는 다섯,
왕이나 왕후는 넷, 왕자는 셋의 발톱을 그리도록 강제규정을 만들어
조선에까지 시행하도록 했다.

비바람 구름 거느리고 如意雲龍圖

◐ 용의 진화를 돕는 것은 초월적인 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동경과 기원이다.
신화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용은 먹구름 속에서 비를 부르며, 마음먹은 대로
모두 이루어준다는 여의주로 사람들에게 높은 벼슬도 주고,
부자도 만들어준다는 신령스런 동물로 자리매김한다.

세발톱의 용 三爪雲龍圖

◐ 황제가 처음 地德을 받아 만들었다는 용은 세월이 지나면서 중국인들에 의해
진화를 한다. 처음에는 지렁이처럼 단순하던 용은 세월이 지나면서 사슴뿔,
낙타머리, 귀신의 눈, 뱀의 목, 이무기의 배, 물고기 비늘, 매발톱, 호랑이 발바닥,
소의 귀를 조합한 괴물로 재 탄생한다.

◐자료출처☞ www.minhwa.co.kr


"민화" 재멋대로 해석하기 ~~ㅎㅎㅎㅎㅎ




◐호암미술관 1998년 "매혹의 우리 민화"전 도록에서. 110 x 62.ⓒ2005 호암미술관

◐호랑이를 집권자로, 토끼를 힘없는 백성으로 보면 얘기가 아주 흥미롭다.
이게 바로 민화를 읽는 '꼬소한' 맛이다. 위에 있는 호암미술관 소장품의 토끼는
아예 얼룩 털 토끼로 씩씩하게 그렸고, 공격적인 자세에다가 입까지 사납게
벌리고 대들며, 공작깃 무늬로 화려하고 유약하게 그린 호랑이와 대적시키고 있다.




◐가회박물관 입구에 사진 자료로 있는 그림.ⓒ2005 가회박물관

◐ 이 그림에서 호랑이는 토끼에게 최대한 위협을 가한다.그러나 토끼라기엔
개처럼 씩씩하게 그려진 흰토끼는 놀라서 도망가는 몸짓이 아니고, '너한테
힘으로 안 되니 내가 일단 피하기는 한다'는 듯 아니꼬운 표정으로 호랑이를
뒷눈길로 보며 슬슬 물러난다.토끼가 물러나는 방향은 화폭의 밖이 되니,
그림을 그린 사람은 '얘기를 여기서 일단 끝내고 나중에 다시 보자'를 말한 것도 된다.
우화로 만들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토끼와 호랑이를 대결시키면 얘기는 뻔하니까





◐학과 개구리의 기싸움ⓒ2005 가회박물관

◐또 1937년에 그려진 것으로 짐작되는 가회박물관 소장의 8폭 병풍 한 폭에선
학이 개구리를 사납게 노려본다. 이 개구리도 학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떡 버티고
앉아 학을 정면으로 쏘아본다. 토끼와 호랑이만큼 게임이 기울진 않지만
개구리도 학에겐 한 입 식사거리에 불과하다. 토끼나 개구리나 약자의 상징이다.
이 개구리 역시 학의 머리에 비해 크기도 크고 씩씩한 필치로 그려져 있기는
토끼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전체 그림을 보면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기초적인
비례 감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왜 이렇게 그렸을까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공산 해도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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