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세계

[스크랩] 경복궁 2006년 6월

최흔용 2009. 6. 21. 16:48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에는 동서로 해태 2마리가 높은 받침대 위에 올라앉아 먼 곳을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있다. 해태는 화마를 잡는다는 상상 속의 동물인데도 그 모습은 무섭지도 엄하지도 않은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인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꼬리 또한 위로 힘차게 뻗어 올라 충만한 기운을 보여주고 있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에 해태상을 놓은 이유는 경복궁과 마주 보고 있는 관악산이 품고 있는 화기를 제압하려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후에 경복궁에는 큰 화재가 없었다고 한다.

광화문 해태상

경복궁 광화문 해태상


광화문 해태상

광화문 해태상 꼬리 부분

 

경복궁 흥례문을 들어서면 근정전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근정문 앞에는 돌다리가 보이고 그곳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명당수와 석축이 눈에 보인다. 이 도랑을 어구라 하고, 돌다리를 영제교라고 한다.

영제교 좌우 어구 양 옆에는 석수가 4마리 보이는데, 이들 석수들은 도랑으로 흐르는 물길을 타고 나쁜 기운이 궁 안으로 들어오면 금방이라도 뛰어 내릴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소임을 맡은 석수들이 무섭기보다는 미소를 띠고 있거나 혀를 낼름 내밀고 있는 표정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서쪽 어구의 북쪽에 있는 석수로 혀를 낼름 내밀고 있는 재미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서쪽 어구의 남쪽에 있는 석수로 어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동쪽 어구의 북쪽에 있는 석수로 얼굴 표정이 재미있으면서도 긴장감을 준다.

 

경복궁의 자경전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고종이 왕위에 오르는데, 큰 도움을 준 조대비를 위해서 지은 전각으로 다른 전각보다 규모도 크고 모양새가 그럴 듯한 건물이다. 원래 자경이란 말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큰 건물을 지으면서 '자경'이란 이름을 붙인데서 유래하는데, 이는 왕의 어머니나 할머니 등 왕실의 윗어른들인 여성들에게 큰 경사가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자경전 뒷뜰의 십장생 굴뚝과 서쪽 벽의 꽃담장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움과 멋을 지니고 있다.

경복궁 자경전

경복궁 자경전

경복궁 자경전 뒷뜰의 십장생 굴뚝

경복궁 자경전 서쪽 꽃담의 월매 그림

자경전 댓돌 아래의 돌짐승

 

경복궁 사정전은 왕의 편전으로 왕이 신하들과 나라 일을 의논하는 공간이다. 사정전 건물은 벽체가 없고 전체를 개방하여 문과 창을 달았다. 사정전 좌우에는 만춘전과 천추전이 있는데, 사정전에는 온돌이 없고 마루로 되어 있고, 천추전과 만춘전에는 구들 장치가 되어 있어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정전 : 정도전이 경복궁을 지을 때 붙인 이름으로 이런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천하의 이치는 생각하면 얻을 수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잃게 되는 것인즉, 만인을 다스리는 임금이 나태하고 생각이 부족하면 어리석은 자를 가까이하게 되고 만사가 번잡스러워지나니, 마땅히 세밀히 살피고 깊이 생각하며 다스려야 성인이 되고 나라가 태평해진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사정전

경복궁 사정전

경복궁 사정전 내부의 어좌와 일월오악병

일월오악병에는 해와 달, 구름, 물, 바위와 낙랑장송과 불로초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천추전(세종이 장영실로 하여금 각종 기기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근정정 월대에서 바라본 사정문과 사정전 지붕


사정문 좌우의 남쪽 외벽

 

경복궁 월대 1층과 2층에는 돌기둥마다 돌짐승들이 암 수 한쌍씩 올라 앉아 있습니다. 월대 위에 세운 돌난간 귀퉁이에 해태 아비와 새끼를 품에 안고 있는 어미의 모습들이 있습니다. 그 모양이 또한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새끼를 품에 안고 있는데, 엎드려 있는 모습은 주인의 은총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왕에게 순응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경복궁 월대 돌난간 모퉁이의 새끼를 품에 안은 해태 아비와 어미

새끼를 품에 안은 해태 한 쌍

새끼를 품에 안은 해태 한 쌍

 

경복궁 근정전 월대는 난간을 두르고 난간 기둥과 계단 기둥석에 갖가지 동물들을 조각하였습니다. 이를 법수라고 하는데, 12지신상과 오방신입니다. 북쪽에는 쥐, 동쪽은 토끼, 소, 뱀을 남쪽에는 말과 호랑이, 닭, 양을 배치하여 근정전을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궁궐을 지키고 왕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은 오방신과 12지신들이 험상궂은 얼굴이 아니라 순하디 순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여유와 멋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근정전 월대의 오방신 청룡

근정전 월대의 오방신 백호

근정전 월대의 오방신 주작

근정전 월대의 오방신 현무

근정전 월대의 토끼

근정전 월대의 쥐

근정전 월대의 닭

근정전 월대의 원숭이

근정전 월대의 호랑이


근정전 월대의 양

근정전 월대의 소
출처 : 山寺愛人
글쓴이 : 山寺愛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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