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의 창살(창덕궁 낙선재)
창(窓)이라 함은 밀폐된 공간에 구멍을 낸 것을 말한다.
|
우리나라의 문은 한지를 안에서 바르도록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내부에서 창을 바라보면 한지너머로 창살의 무늬가 생기는데 그 문양이 햇살의 위치에 따라서 창살의 무늬와 그 그림자로 말미암아 시시각각 달리 보인다.
이곳에 조상들이 멋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궁핍한 서민들이야 실용적인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고 사대부에서는 자신의 유교적 정신을 표현한 소박한 창살이 사용되었다. 또한 왕이 거쳐하던 궁궐에서 사용된 창살은 크기나 두께로 보아도 그 자체로서 위엄을 지니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아녀자가 거쳐하는 별당이나 궁궐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화려함을 나타냈는데 현재 남아있는 가장 화려한 창살은 역시 창덕궁 낙선재의 창살이다.
낙선재라는 건물 자체가 임금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후궁을 위해 지어진 집이니 집의 전체가 하나의 목조예술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화려하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창살의 문양을 보노라면 아지 자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 된다.
그중에 특히 살이 아주 가늘면서도 곳곳에 한껏 멋을 부렸는데 창살마다 각각의 조각이 새겨져있고 그 모양 또한 다양하다.
일반적인 아자(亞字)문양의 창살과 전자(田字)의 창살을 기본으로 하여 곳곳에 변화를 주었는데 원형이나 다이아몬드형태의 창살을 첨부하기도 하고, 창틀에 십장생 동물들의 문양을 조각하여 달기도 하였다.
이곳에서도 역시 내부문의 창살에는 한껏 멋을 부린 형태이다.
주로 거처하는 안방의 북쪽으로도 특이하게 창을 만들었는데, 후원의 경관을 바라보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북쪽으로 창을 냈으니 겨울에 찬바람이 아니 불리가 없다. 그래서 북쪽으로 난 창에는 겹창으로 겨울바람을 막았다. 우선 내부에는 겹 미닫이를 달았고 밖에는 다시 여닫이문을 달아 이중삼중으로 난방에 신경을 썼다.
그런데 미닫이문에서는 밖으로 문의 형태가 보이지 않게 벽안으로 집어넣는 두껍닫이를 만들었다.
또한 때에 따라서는 남녀의 내외가 확실하던 시절이니 내부에서는 보이지만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게 종이가 아닌 비단으로 발랐는데 이는 방충망의 역할까지 한 셈이다. 또한 겨울에는 대청마루가 추우니 여름에는 문을 열어서 뒤쪽에 걸어두었다가 겨울이면 벽으로 활용하는 분합문이 대청마루 위쪽으로 단정하게 매달려 있는데 낙선재에서 가장 소박한 창이 이 분합문의 창살이다.
낙선재 창살의 화려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낙선재를 중심을 남서쪽으로 사랑채가 ㄱ 자로 있는데 전면에는 시중을 드는 궁녀들이 있었을 것이고 서쪽으론 상궁처럼 바로 아래 계급의 여자들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곳의 창살 역시 화려한 무늬는 없지만 창살의 문양자체로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사랑채의 창살은 낙선재를 중심으로 안쪽으로는 화려하게 장식하였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광창은 소박하면서도 단순하게 꾸민 것이 특징이다. 유난히 낙선재에는 창이 많아 그만큼 창문도 많이 달려 다양한 창살이 있다.
그런데 창이 많으면 난방에 상당히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한겨울의 난방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만약에 지금처럼 모든 창에 유리가 달렸다면 아마도 난방에 커다란 애로를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선조들은 창살에는 한지를 붙여 난방을 해결하였다.
아름다운 창살에는 한지가 최고
햇살이 좋은 날을 잡아 옛 한지를 떼어내고 새로운 한지를 바르는데 흠뻑 물풀을 묻힌 한지는 창살에 바르면 처음에는 울퉁불퉁하지만 마르면서 서서히 팽팽해진다. 이렇게 마른 창의 한지는 살짝만 건드려도 탱탱한 소리가 나는데 이렇게 발라진 한지는 방의 공기와 외부의 공기를 순환시키면서 열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즉 한지는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숨을 쉬고 있는 한지는 유리에서 생기는 성에도 없고, 오히려 손을 대면 따뜻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한지에 창살에 그림자를 드리우면 가장 소박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방안의 예술이 연출되는 것이다.
출처 : 산바라기
글쓴이 : 산바라기 원글보기
메모 :
'한문의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한옥... 한국의 문 (0) | 2009.07.10 |
---|---|
[스크랩] 한옥.... 한옥의 대문 상세도, 문살 (0) | 2009.07.10 |
[스크랩] 한옥... 구들 (0) | 2009.07.10 |
[스크랩] 한옥...북에서 온 온돌 남에서 온 마루 (0) | 2009.07.10 |
[스크랩] 한옥... 꿀뚝 (0) | 2009.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