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세계

[스크랩] 한옥... 잡상

최흔용 2009. 7. 10. 12:20

잡 상(雜像)

잡상은 궁궐의 추녀나 용마루 또는 박공머리의 수키와 위에 덧얹는 흙이나 오지로 구은 기와이다.  이들은 모두 10 개로,  중국 명나라의 장편 신괴(神怪) 소설인 「 서유기 」에 등장하는 인물과 토신(土神)을 형상화한 것이다.

대당(大唐) 황제의 칙명으로 불전을 구하러 인도에 가는 현장삼장인 대당사부(大唐師傅),  손오공으로 알려진 손행자(孫行者),  저팔계(猪八戒),  사화상(沙和尙),  마화상(麻和尙),  삼살보살(三煞菩薩),  이구룡(二口龍),  천산갑(穿山甲),  이귀박(二鬼朴),  나토두(羅土頭) 등이 그들로,  혹은 앉거나 혹은 엎드리거나 혹은 뒤로 젖혀 앉아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잡귀를 막는 구실을 한다.

소설「 서유기 」에서 이들은 힘을 합하여 요괴의 방해를 비롯한 기상천외의 고난을 수없이 당하면서도 하늘을 날고 물 속에 잠기는 갖가지 비술을 써서 이를 극복,  마침내 목적지에 이르고 그 보답으로 부처가 되었다.  이들 열 개의 형상을 지붕 위에 올려놓는 까닭은 바로 이에 있는 것이다.

이들이 지붕 위에 등장한 것은 요나라 때인 9 세기 말부터이며 명나라와 청나라에 이르러 널리 퍼졌다.  이들이 우리나라에 건너온 것은 고려시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 잡상들을 궁궐뿐만 아니라 문루나 관아,  능의 제사청 그리고 사찰 등에도 올려 놓지만 우리네 절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형상 자체가 더러 바뀐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곧, 선인상(仙人像)과 여러 가지 동물로 변화한 것이다.  맨 앞쪽의 말을 탄 선인상을 비롯하여 용,  봉,  사자,  기린,  천마,  해마,  물고기,  해치,  후, 원숭이 등 모두 11 가지이다.  이로써 중국에서 많은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우리 식으로 바꾸어서 소화한 옛 분네들의 슬기를 알 수 있다.

현재까지 남은 잡상들을 시대 순으로 늘어놓으면 숭례문(崇禮門 1448 년)에 9개,  창경궁 홍화문(弘化門, 17 세기)에 5 개,  창덕궁 돈화문(敦化門, 17 세기)에 7 개,  수원 팔달문(八達門, 1796 년)에 4 개,  창덕궁 인정전(仁政殿, 1804 년)에 9 개,  경복궁 경회루(慶會樓, 1867 년)에 11 개,  경복궁 동십자각(東十字閣, 1865 년)에 5 개,  덕수궁 중화전(中和殿, 1906 년)에 10 개이다.

이들 가운데 경회루 잡상 중 원숭이(손오공)상은 높이가 40 ㎝ 에 이르며,  나머지 상들은 28 ~ 32 ㎝ 쯤이다.  조선시대 문필가인 유몽인(1559 ~ 1623)이 쓴  '어우야담(於于野談)' 에는 새로 부임한 관리가 선임자에게 첫 인사를 차릴 때 대궐 지붕 위의 신상 이름을 단번에 차례대로 외워야 하였다는 내용이 보인다.   김광언  인하대 교수.민속학

 

 

1.잡상이란?

 목조 권위 건축의 추녀마루에 배열, 장식하는 짐승 형상을 잡상雜像이라 한다. 잡상은 보통 맨 앞 자리에 있는 선인仙人을 포함해서 십여 종류가 된다. 잡상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나, 각각의 이름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중국에서는 잡상을 일컬어 ‘선인주수仙人走獸’라 한다. 탈것 위에 올라앉은 기봉선인騎鳳仙人을 필두로 용, 봉황, 사자, 천마, 해마, 산예, 압어, 해치, 두우 순으로 배열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중국과 좀 다른데, 각각 대당사부·손행자·저팔계·사화상·마화상·삼살보살·이구룡·천산갑·이귀박·나토두 등으로 불린다

 

2.잡상의 설치시기 

잡상은 어느 시기 부터 사용되었을까? 고분벽화에도 잡상이 그려져 있는 건물상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삼국시대와 고려이전의 궁전건물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사용시기를 고려 이전으로 보기는 곤란하다.

  서울 숭례문의 잡상으로 보아 조선시대에 들어와 잡상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나 숭례문은 원래 팔작지붕이었던 것이 우진각지붕으로 바꿔졌기 때문에 창건당시부터  잡상이 설치되었던 것이었는지에 대하여는 분명하지 않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궁전건물은 임진왜란으로 불에 타고 그 후에 중건된 것이다. 목조건물은 화재를 가장 두려워하게 되었을 것이다.

  화재를 면하려면 화인(火因)을 없애는 한편 벽사적 내지는 주술적인 방편이 필요하였을 것이다.

  잡상의 설치 시기는 중국의 송대에 나타난 잡상의 영향을 받아 조선시대에 우리 나라에 들어와 임진왜란이후에 성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와 잡상장에 대한 법전을 보면 조선경국대전 공전에 잡상장은 와서(瓦署)의 소속으로 4명을 두었으며 와장(瓦匠)은 40명으로 직종을 구분하였다.

 

3.잡상의 설치건물  

잡상은 어떤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가? 잡상은 모든 기와지붕위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전건물과 궁궐과 관련이 있는 건물에 한정된다.

  또한 궁전건물중에서도 양성으로 되어 있는 내림마루와 귀마루에만 배치되고 기와로 마감된 기와마루에는 배치하지 아니하였다.

  잡상이 설치되어 있는 건물로는 정전, 왕의 침전, 궁성의정문, 도성의 성문, 궁궐 안의 누정, 왕릉, 왕비릉, 원묘의 정자각, 종묘, 성균관, 동궐등으로 한정되며 민가, 사원, 서원, 지방향교에는 잡상을 설치하지 아니 하였다.

 

 

 근정전 잡상

 

 동대문 잡상

 

 자선당의 잡상

 

 종묘 정전

 

 

종묘의 잡상

대당사부 (大唐師父)  대당사부는 잡상의 맨 앞자리에 놓인다. 대당사부는 당나라때 현장(玄奬)스님으로 법명이 삼장법사(三奬法師)이다. 삼장법사는 천축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길에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데리고 간다. 천신만고 끝에 불경을 구하여 당나라로 돌아 오는 이야기를 엮은 소설이 서유기이다. 

 


 

 

 

 

우리나라의 잡상은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손오공,팔계등의 명칭을 붙이고 있다.

건축이나 공예의 장식에서 많이 사용되는 문양에는 사신상(청룡 백호 주작 현무 십이지신상 십장생(해 산 불 돌 소나무 달 불로초 거북 학 사슴) 사군자 연꽃 등이다. 그럼에도 삼장법사 손오공등이 건물의 마루에 등장한다.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했던 조선조에서 궁전이나 궁궐과 관련이 있는 건물의 지붕 위에 불교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서유기의 등장 인물과 짐승들의 형상을 잡상으로 했었던 점이 의문시 되지만 주로 화마를 다스리게 하는 기원적 의미가 크지 않을까 싶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일행이 화염산에 이르렀을때 대력우마왕의 부인이고 홍해아의 어머니인 나찰녀의 파초선으로  화염산의 불을 끄고 불경을 얻어러 천축에 가는 장면이 연상됨,,그런데 찾다보니 우마왕의 부인 이름이 나찰녀, 철선공주, 칠선공주 등으로 어지럽게 나타나네요,  어떤것이 정확한지 확인해봐야 겠네요)

 

 

 

잡상은 모든 기와지붕위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전건물과 궁궐과 관련이 있는 건물에 한정된다. 또한 궁전건물중에서도 양성으로 되어 있는 내림마루와 귀마루에만 배치되고 기와로 마감된 기와마루에는 배치하지 아니하였다. 잡상이 설치되어 있는 건물로는 正殿, 왕의 寢殿, 宮城의 正門, 都城의 城門, ,宮闕 안의 樓亭, 王陵, 王妃陵, 園墓의 丁字閣, 宗廟, 成均館, 東闕 등으로 한정되었다. 

 



 

이광표기자의 [잡상론]



윗글은 인하대 민속학자인 김광언 교수의 글인데 [잡상]에 대한 약간의 다른 해석이 있어 이곳에 게재한다. 어느것이 옳으냐 보다는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니 잘 읽어 보시기 바란다.

추녀마루 멋내며 잡귀 쫓는 雜像

숭례문이나 광화문 추녀마루를 바라보면 자그마한 장식물 몇개가 눈에 뜨인다. 한줄로 죽 늘어선,  사람 같기도 하고 동물 같기도 한 것들.  거기 삼장법사가 있고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있다면….

진흙으로 빚어 만든 토우(土偶·흙인형).  잡상(雜像)이다.  유몽인(柳夢寅·1559∼1623)의 야담집  ‘어우야담(於于野談)’ 에는  ‘신임 관료가 부임해 전임자에게 첫인사를 할 때 반드시 성문 문루(門樓) 위의 잡상 이름을 단숨에 외워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 잡상이 무엇이길래 옛사람들은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추녀마루에 잡상을 장식하고 또 그것을 줄줄 외었던 것일까.

잡상은 조선시대 궁궐의 전각(殿閣)이나 문루와 같이 큰 건축물에만 모습을 나타낸다.  잡상의 임무는 하늘에 떠도는 잡귀를 물리쳐 건물을 지키는 일.  궁궐이나 관아의 건물,  도성의 성문이야말로 왕조의 기강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잡귀를 막고자 했음은 당연한 일.  민간신앙의 하나인 셈이다.

그러면 잡상은 어떤 모습일까.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을 맨앞부터 순서대로 배치했다는 기록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삼장법사를 닮은 사람이나 손오공을 연상시키는 원숭이는 등장하지만 저팔계 사오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숭이 사자 용 봉황 기린 해마(海馬) 물고기 해치 등의 동물이 별다른 원칙 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꼭 하나 지켰던 것은 맨앞엔 언제나 도인(道人) 선인(仙仁)과 같은 인물상이 자리잡는다는 점.  뒷자리 동물들을 이끄는 리더격이다.  그래서 이를 삼장법사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얼굴은 변형되어 마치 무사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잡귀를 물리쳐야 하니 그럴 수밖에.

잡상의 수는 5,7,9,11개 등 홀수. 왕과 관련된 건물은 주로 9 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잡귀를 막아내는 잡상이지만 모습은 익살스럽다. 먼발치에서도 사람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시켜주는 잡상. 그것은 기와지붕에 변화를 주고 추녀마루의 멋을 한껏 드높이는 하나의 액센트라 해도 좋을 것이다.

 

 

 

출처 : 산바라기
글쓴이 : 산바라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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